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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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말 그대로 무기(無期)한의 징역. 한마디로 시간제한 없이 평생 감옥에 쳐박혀 있어라는 뜻이다. 다른 말로 종신형(終身刑)이라고 하는데, 이 말도 마찬가지로 종신토록 감옥에 있으라는 의미. 다만 특별사면령등으로 감형되어 유기(有期)징역이 되거나 가석방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자가 20년이 지나고서 개전의 정을 보일 경우(반성하는 것 같으면) 가석방을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뭐야? 그럼 30년형 받으니 무기징역이 낫잖아? 라고 생각하지는 말것. 죄목이 흉악하면 아예 심사대상에서 제외해버리고, 심사도 꽤 엄격하다.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같이 순박해 보이는 사람도 가석방 심사에 통과하기까지 몇년이나 걸렸는지 생각해보자.
종신형에도 절대적 종신형과 상대적 종신형이 있는데, 절대적 종신형은 가석방조차도 불가능하다. 법원이 기존의 판결을 번복하고 무죄판결을 내리지 않는 한은 죽을때까지 살아야 한다. 사형폐지론자들은 사형 대신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무기징역을 사형 보다 한층 아래의 형벌로 인식하고 있다.
국가별 무기징역 차이
대한민국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사실상 집행되지 않은 채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역할만 수행중이며 선고 기준도 굉장히 까다로운[* 어지간한 범죄로는 사형 선고를 아예 내리지를 않으며 특히 2000년대 이후 사형 선고를 받은 범죄자는 전원 어린이 2명 이상 유괴살인이나 4명 이상 대량살인, 연쇄살인, 중범죄 결합 살인 등 그야말로 한번 터지면 사회 전체가 몇달간은 떠들썩할 법한 수준에 죄질도 극히 나쁜 일부 흉악범에게만 내려지고 있다. 물론 안양 광양동 존속살해사건의 범인 김정균, 조경환 등 예외적인 경우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이런 케이스.]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 실질적인 법정 최고형이라고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다. 물론 현재 '사형'은 인위적으로 생명을 박탈하지만 않을 뿐 절대적 종신형과 다를 바 없이 운영되어 사형수가 사망할 때까지 사회 복귀를 영구적으로 불허하고 있기 때문에 가석방 가능성이 이론상으로나마 존재하는 현재의 무기징역보다 훨씬 강력한 형벌이다.
아예 황천으로 보내버리는 사형만큼은 아니더라도 최대 평생[* 보통 20년이 지나면(형법 개정 전엔 10년이었지만 애시당초 자격만 부여하고 실제 가석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유기수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아무리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어도 기본적으로 10년에서 20년 이상이 더 걸렸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가석방 자격이 생기는데 교도소 내에서 사고를 치거나 무기징역을 받았다고는 해도 죄질이 아주 나쁜 경우에는 배제하고, 이 경우 사실상 종신형이다.], 모범적인 수형 생활과 개전의 정을 보여줘서 가석방되더라도 대개 30년 가량[* 형법 개정 전에도 원칙적으로는 10년 복역 이후에는 가석방 자격을 갖지만 대부분 20년에서 30년 정도의 복역을 한 뒤에야 출소가 가능했고 그나마도 죄질을 고려하여 가석방 대상에서 배제. 교도소에서 일생을 마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은 사람을 교도소에서 썩게 만들기 때문에 계획살인이나 연쇄성범죄, 아동 살해 및 죄질이 아주 나쁜 일부 아동 성범죄[* 참고로 아동 성범죄도 일반적인 경우는 15~20년 정도의 징역형이고 무기징역은 김수철, 고종석처럼 진짜 악질적인 경우만 선고받는다. 우발적인 살인죄의 양형 기준과 동일한 15년의 징역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아동 성범죄를 우발적인 살인죄 못지 않은 중죄로 본다는 증거지만.], 폭발물 파열죄 등 어지간히 죄질이 나쁘고 또 증거자료가 충분한 경우에만 선고한다. 최근에는 사형 선고를 가급적이면 자제하는 게 재판부의 추세라 연쇄살인범이나 아동살인범, 살해 수법이 특별히 잔혹하여 사형이 합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대신 아동 성범죄를 비롯 사회적인 공분을 부르는 중범죄에 대해 과거에 비해 처벌을 크게 강화하면서[* 아동 성범죄자 김수철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으나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받았으며 고종석도 살인 미수가 추가되긴 했으나 역시 2심까지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대법원에서 형량은 합당하나 법률 적용의 문제를 이유로 일단 사건을 파기 환송한 상황.] 관련 사건의 무기징역 선고도 늘어나는 추세라 무기수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사형 집행이 사실상 중단되고 선고 자체도 무기징역으로 대체하는 일이 크게 늘면서 죄질이 지나치게 흉악하여 가석방이 거의 불가능한 범행,[* 연쇄살인을 본격 시작하기 전 잡혔거나, 아동을 납치 살해한 범죄자거나, 살해 수법이 굉장히 잔혹한 경우. 원래 1990년대까지 이런 범죄자는 거의 100%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이후 희생자 수 및 죄질을 고려하여 재판부가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사례가 늘었다. 유괴살인범 전현주나 용산 초등학생 살해범 김장호, 연쇄살인범 김윤철, 안진수 등이 대표적.] 즉 이전과 달리 가석방 가능성을 전제조건으로 교정 및 교화를 유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교도소에서 일생을 마치게 될 무기수도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전망인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 한국에서는 법정 최고형이 사형이지만 사형의 경우는 1997년 이후에는 집행이 되지 않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폐지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사실상 무기징역형이 법정 최고형이며, 최근에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되 그 대안으로 현재의 무기형을 강화하자는 의견이 많다[* 무기징역형을 그대로 유지하되 본래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었고 죄질이 극히 나쁜 범죄자에 한해 가석방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종신형으로 대체하여 교도소에서 영구 격리시키자는 의견. 실제로 프랑스는 1981년 국민들의 적극적인 사형 존치 여론에도 불구하고 사형 제도를 폐지하면서 그 대안으로 악질 흉악범의 사회복귀를 영구 격리한다는 측면에서 그 목적이 일치하는, 일체의 감형 및 가석방이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 종신형을 신설하였고 원래 사형을 받아야 하는 자들에게 이를 적용하고 있다. 연쇄살인범 미셸 푸르니레가 대표적. 또한 영국 등 여러 나라가 비슷한 제도를 운용중.][* 다만 이에 대해서는 어차피 현행 무기징역으로도 가석방 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교화 가능성이 전무하고 죄질도 극히 흉악한 악질 흉악범의 가석방을 연이어 기각하는 식으로 충분히 영구 격리시킬 수 있으며 자칫 교화 가능성이 있는 재소자의 재사회화를 막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이 때문에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은 영미법계 국가들조차 의외로 적용하는 국가가 많지 않다.]
미국
미국에서는 이런 감형으로 풀려나는 일조차 막기 위해 흉악범들에게 200년형이라든가 하는 인간의 수명을 아득히 초월한 유기징역형을 때려버리고 있다. 이런 판결은 여러가지 죄를 한꺼번에 적용시켜서 선고, 집행하는 것인데 때문에 한가지 죄목에서 감형이 되더라도 다른 죄가 감형이 안되기 때문에 석방이 불가능하다.[* 이론상으로는 첫번째 살인에 대해서 15년, 두번째 살인에 대해서 10년, 세번째 살인에 대해서 10년의 유기징역형이 선고되었는데 두번째 살인에 대해서 사면이 있더라도 다른 죄에 의한 유기징역의 형기가 만료되어야 석방이 된다. 다만 실제로는 감형 및 가석방 제도를 폭넓게 운영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선고된 형량을 동시 집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징역 몇백년형이 내려졌다고 무조건 교도소에서 일생을 마치게 되는 일은 드물다. 애시당초 수백년 징역을 운용하는 국가 대부분은 그걸 진짜로 집행하려는 게 아니라 교도소가 기본 포화상태라 가석방 및 감형이 워낙 활발하다 보니 흉악범 출소라도 막으려는 심산으로 하는 것이다.]
단 이는 대한민국 형법에서는 불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여러 범죄의 형량을 그대로 합산하지만, 대한민국 형법에서는 아무리 다른 범죄의 형량을 합산하더라도 그 중에서 가장 중한 범죄에 대한 형량의 1.5배를 넘어갈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범한 범죄 중 법정형이 가장 중한 범죄에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가 있다면 그 범죄의 법정형으로 처벌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수백년 징역을 때리는 대상과 같이 어차피 사회에서 내보내서는 안 될 중범법자라면 법정형 중에 무기징역이 거의 100%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걸 때리고 가석방 불허해서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하면 되므로 굳이 유기징역형을 무제한적으로 늘릴 이유가 없다.[* 앞의 각주에서 든 예를 한국방식을 적용하면 살인죄는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5년이상 유기징역이므로 살인죄를 세번 저질러도 사형, 무기징역, 5년이상의 유기징역의 법정형 가운데 형벌을 선택하여 선고하게 된다.] 미국 방식이 좋아보일수도 있지만 이 방식은 유기징역이 사실상 무기징역으로 운용될 수 있는데다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고도 형량을 더해서 사실상 종신형을 살게 만들기도 하는 문제점이 있으며 또한 범죄자가 더 잔혹한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르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토마스 모어도 유토피아에서 살인범과 강절도범에게 같은 사형을 주면 강도, 절도가 목격자의 입을 막고자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채택하는 국가가 드물고 채택한다 쳐도 실제 수감기간에는 제한을 둔다.[* 스페인의 경우 유기징역의 상한선이 없어서 보통 죄질이 나쁘면 징역 몇백년은 기본으로 선고하지만(미국보다 정도가 더 심하다) 실제 복역기간은 최대 40년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삼진아웃법이 있는데, 동일범죄의 전과 2개 있는데 또 같은 범죄로 유죄를 선고할 경우에 의무적으로 25년 이상 징역을 선고해야 하고 최대 종신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동일범죄로 3범이라면 교화의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것. 이론상으로는 소매치기 전과 3범도 종신형이 가능하다. 다만 이 법은 최근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으로 2012년 주민 투표에서 개정. 일부 강력범을 제외하고는 적용되지 않도록 바뀐 상태.
기타 서방 국가들의 경우
유럽 국가들의 경우에는 법정 최고형인데 가석방 및 감형이 없는 절대적 무기형을 선고하는 국가도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연쇄살인범 미셸 푸르니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생명만 박탈하지 않을 뿐 사회로부터 반영구적으로 격리하는 무기징역 제도가 존재하며 영국도 마찬가지지만[* 단 영국의 경우는 최근 제레미 밤버 등 종신형 선고를 받은 재소자 여럿의 소송을 받아들여 유럽연합 측에서 이들에게 가석방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줄 것을 지시함에 따라 곧 영구 격리형 종신형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대신 100년 이상의 장기 형량제 도입을 추진중에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그 반대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벨기에는 15년, 스웨덴은 10년을 복역하면 가석방 가능성이 있다.
물론 가석방 자격이 주어지는 국가라고 해서 아무나 가석방을 하는 것은 아니며 무기수의 가석방은 언제까지나 죄질이 상대적으로 가볍고 교화를 통한 재사회화의 여지가 충분한 경우에만 이뤄지므로 정말 사회 영구 격리가 필요한 흉악범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존재하는 영국, 프랑스나 그렇지 않은 독일, 벨기에, 뉴질랜드나 대우가 똑같다. 가석방을 거절하면 그만이기 때문. 특히 아동 성범죄로 무기수가 된 경우에는 거의 예외 없이 가석방이 기각된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데, 사회의 분노 및 아동에게 준 피해도 엄청나지만 그보다는 아동 성범죄자라는 특성상 인간으로서의 양심이 사실상 상실되어 있고 자기 통제력도 극히 약해 풀어주는 것은 한마디로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어린아이를 해치기 위해 언제든 준비된 프레데터(사냥꾼)를 거리에 풀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느 국가에서나 아동 성범죄는 실제 죄질과 무관하게 무기징역 혹은 무기징역에 준하는 수십년의 징역형을 때려 일단 격리시키고 본다.]
이외 노르웨이는 상당히 특이한 무기형 제도인 예방적 구금 제도를 운영하는데, 유기징역형의 상한선은 21년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이후 교정 여부에 따라 5년을 계속 추가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한다. 2002년 무기징역형을 폐지한 뒤 대안으로 도입한 것. 단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다 추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예방적 구금이라 하여 별도의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한다. 2014년 현재 총 20명이 이러한 선고를 받았으며 대표적인 인물로 그 유명한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 노르웨이판 정성현인 비고 크리스티안센[* 어린 소녀 두 명을 공범과 함께 페도필리아적 목적으로 납치한 뒤 잔혹하게 살해함. 다만 예방적 구금은 그만 선고받았고 공범인 잔 헬게 안데르센은 징역 19년만 받았다. 그의 이름을 영문으로 검색하다 보면 입에서 욕이 나올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경찰 살해 사건을 저지른 NOKAS 강도단의 주범 두 명[* 무려 13명이 집단 강도를 저질렀으며 사진을 검색해 보면 비웃는 듯한 표정의 흑인 청년 마켈은 주범. 굳은 표정의 백인 청년 크젤은 경찰 살해범이다.], 히트맨 스티그[* 마피아 조직을 위해 청부살인을 저지른 범인.], 오랜 기간에 걸쳐 수십 명의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에리크 앤더슨[* 동성 페도필리아로 30여 년 동안 다수의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름.]과 토르 아에이지 메디센[* 페도필리아로 역시 오랜 기간 아동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다 발각됨.] 같은 자들이 있다. 이외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자들도 전원 흉악범. 다만 법정 최고형이라는 인상과는 달리[* 보통 이런 제도는 가장 죄질이 나쁜 중범법자의 영구 격리 목적으로만 내려진다.] 의외로 다수를 살해했거나 피살자가 한 명이라도 죄질이 매우 나쁜 자들이지만 살인을 저지르지 않아도 대상이 된 경우가 상당한 편. 이 점으로 보건대 죄질이 아동 성범죄, 연쇄 강도 등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인 상황에서 교정 가능성이 없거나 낮음이 명백하면 바로 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브레이빅과 동등한 처벌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유로니무스 살인사건의 주범 카운트의 경우 순수하게 징역 21년만을 선고받았으므로 예방적 구금 대상자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