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 통화
* 상위항목 : 화폐
개요
국제 거래에서 널리 쓰이는 화폐.
역사
기축 통화(key currency)가 되면 외국과의 거래시 복잡한 환전을 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상당히 편리하다. 그래서 어떤 국가가 강대국이 되면 해당 국가의 화폐가 자연스럽게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했다. 이것이 확대되면 단일통화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근대 이전까지는 강대국이라고 해도 해당 지역 주변만 실질 영향권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범위를 벗어나면 화폐의 액면으로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화폐에 들어간 귀금속의 중량을 따져서 거래되었다. 그래서 고대 로마의 금화가 아프리카 밀림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질적으로 세계적인 기축통화의 시초는 영국의 파운드 스털링이다. 그 이전에도 프랑스 프랑이나 멕시코 은화등도 통용되고 있었으나 강대국의 위력을 빌린 것이거나 해당 화폐에 귀금속이 많이 들어가서 그 가치로 통용되는 것이므로 약간 달랐다. 파운드는 17세기 이후부터 기축통화로 사용되어왔으나 미국이 금본위제를 시행하고, 1차 세계대전부터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한 데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전 세계의 광범위한 식민지도 잃으면서 2010년 현재는 기축통화 자리를 상실한 상태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파운드를 영연방 국가들 사이에서의 기축통화를 꿈꾸다가 완전히 쪽박찰 뻔한 일이 있었다.
1949년 브레튼우즈 시스템에 의해 준금본위제도가 시작되면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72년 닉슨쇼크로 인해 금과의 연동은 폐지되었으나 어쨌거나 달러는 기축통화. 유로화가 등장하면서 유일한 기축통화로서로서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로써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1세기 들어서 유로화가 미국 달러의 지위를 넘보고 있고, <사다리 걷어차기>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는 유로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10년 현재 들어 추락을 거듭하는 유로권의 경제 상황이나 밀턴 프리드먼이 예견했던 유로화는 실험적인 화폐라는 말에 비추어볼 때, 아직 미국 달러를 대신하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현재로서 달러에 필적할만한 위력을 가진 것은 달러 이전, 그러니까 금본위제 시절의 기축통화였던 금 정도이다. 사실 달러를 가지는 것보단 금을 가지는 쪽이 더 좋기는 하다. 왜냐하면 달러가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하지만 달러가 불쏘시개가 된 세상이 근시일 내에 올 경우, 국제정치/경제/사회가 어떤 꼴이 될지를 생각하면(...) 사실 금의 보유량도 미국 정부가 가장 많고 전세계 국가 정부 보유금의 대부분은 거래의 편의를 위해 미국이 보관하고 있다.
달러의 지위를 노린 다른 화폐로는 한때 공산권에서 널리 쓰인 소련의 소비에트 루블이 있었고, 현대에는 유럽연합의 유로, 일본의 엔, 영국의 파운드가 있으나 아직 달러의 지위를 무너뜨리기는 매우 어렵다는 평가이다. 그나마 유로화는 달러화 다음의 위치를 차지하고 유로다음은 엔화가 뒤따라간다. 위안화는 엔화만도 멀었다는 평가가 주류. 아직 멀어도 한참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애초에 공산국가 화폐를 기축통화로 사용할리가~~
특징
이렇게까지 기축통화가 되고 싶어하는 화폐가 많은 이유는 외부거래시 환전이 필요없으며, 이에 따른 손실도 없고, 외환을 따로 보유할 필요가 없이 자국 화폐만 있어도 환투기등에 대응할 수 있으며, 결정적으로 해당국의 경제능력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축통화가 된다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으로 위조지폐제작에 가장 큰 표적이 된다는 점과 국제범죄조직의 수요를 꼽을 수 있는데, 특히 범죄조직들간 싸움으로 불에 타 없어지는 경우가 매년 보고된다. 이 때문에 기축통화가 되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으나 물리적으로 적지 않은 수량이 사라지므로 재발행이 용이하다는 양 측면을 갖게 된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잇점은 시뇨리지(발권수익) 때문에 달러를 찍어내면 찍어낼수록 미국 정부의 재정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 발권수익은 어느 나라나 해당하는 것이지만, 미국 달러는 세계의 기축통화이므로 발권 때 생기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전 세계의 경제로 흡수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시뇨리지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시뇨리지 추구를 위한 과도한 달러 발행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제한이 있지만, 세계 경제의 확장에 대응하고 세계 각지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사라지는 달러를 보충한다는 목적으로 계속 찍어내야 한다. 결국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이유만으로 엄청난 시뇨리지를 얻고 있는 것이다.(물론 전체적인 미국 경제에서만) 달러는 그 원리상 찍으면 찍을수록 미국 정부의 부채가 늘어난다.
현행 기축통화
* 미국의 미국 달러 * 금
준기축통화
기축통화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는 화폐들도 있다.
* 유럽연합의 유로 : 달러 다음으로 높은 신용을 가지고 있다. * 독일의 도이치 마르크 : 신뢰도가 높은 화폐였지만, 2002년이후 유로화로 통합되면서 도이치마르크(DM)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유로화로 바뀌면서 도이치마르크는 대부분 독일 연방은행에서 회수했다. 하지만 도이치마르크의 신뢰성이 없었다면 유로화가 성립되기 어려웠을 것이며, 지금도 유럽 경제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하면 유로화의 밑바탕에 도이치 마르크가 깔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일본의 wiki:"엔(화폐)"엔 : 유로와 동등한 신뢰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본 경제의 펀더멘탈 덕분에 국제적으로 신뢰성 높은 화폐다. 하지만 지금은 가치가 일본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엔화의 가치도 계속 바뀌면서 신뢰성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 스위스의 스위스 프랑 : 스위스 자체의 경제 규모보다는, 스위스 금융계의 막강한 안전성이 더 크게 작용하여 신뢰성 높은 화폐로 인정받고 있다. * 영국의 파운드 스털링 : 국제적으로 신뢰성이 높은 화폐다.
역사상 기축통화의 자격을 지녔던 통화들
* 멕시코 페소 은화 * 프랑스 프랑 * 파운드 스털링 (잉글랜드 한정) * 두캇 (베네치아) * 네덜란드 길더 * 소비에트 루블: 냉전시기 소비에트 연방을 비롯해 동구권 내에 널리 통용되는 기축통화에 가까운 지위에 있었다.